변호사 칼럼
부부 개인회생,
이혼 위기까지 갔던 두 사람이 다시 마주 앉기까지
빚이 갈라놓은 부부가 회생으로
2026. 07. 05 · 최종 업데이트 2026. 07. 10
상담실 문을 열고 들어온 두 사람은 나란히 앉지 않았다. 한 칸 떨어진 의자에 각자 앉아, 서로를 보지 않고 나를 봤다. 남편은 카드 돌려막기로 불어난 채무 이야기를 어렵게 꺼냈고, 아내는 “저는 정말 몰랐어요”라는 말만 반복했다. 그날 두 사람 사이에는 반쯤 채워진 이혼 서류가 놓여 있었다.
이런 장면을 나는 여러 번 봤다. 그리고 부부 개인회생이라는 절차가 무너진 관계 자체를 대신 붙잡아주지는 못해도, 적어도 ‘돈 때문에 헤어진다’는 결말만큼은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경우를 꽤 만났다. 혹시 지금 배우자 몰래 빚을 감당하며 하루하루 버티는 중이라면, 감정으로 결론 내리기 전에 배우자 재산이 내 빚에 어디까지 엮이는지부터 가늠해보길 권하고 싶다.
빚 때문에 이혼한다는 부부, 진짜 이유는 돈이 아니었다
오래 지켜보며 알게 된 게 있다. 부부를 갈라놓는 건 채무 액수 그 자체가 아니라 ‘몰랐다’는 배신감이다. 5,000만 원이든 1억 원이든, 배우자가 화를 내는 지점은 대개 “왜 나한테 말 안 했어”였다.
빚은 통장을 비우기 전에 먼저 신뢰를 갉아먹고, 그 신뢰가 무너지는 순간 부부는 대화 대신 침묵을 택한다. 추심 전화가 오는 걸 숨기고, 우편물을 먼저 챙기고, 통장을 따로 관리하기 시작하면서 두 사람의 거리는 액수보다 빠르게 벌어진다.
그래서 나는 상담 초반에 채무 규모보다 “배우자는 이 상황을 어디까지 알고 있나요”를 먼저 묻는다. 숨김의 크기가 관계의 상처 크기와 거의 비례하기 때문이다. 이미 추심에 시달리고 있다면 그 대응부터 정리하는 게 순서인데, 이 부분은 채권추심 전화와 압류에 대응하는 방법을 참고하면 감이 잡힌다.
“배우자가 알게 되면 어떡하죠?”
부부가 함께 상담을 와도, 혹은 한 사람만 몰래 와도 가장 먼저 나오는 질문은 똑같다. 개인회생을 신청하면 배우자에게 통보가 가느냐는 것이다.
개인회생은 신청 당사자 본인의 채무를 정리하는 절차라, 법원이 배우자에게 직접 통보하는 구조는 아니다. 다만 신청 서류에 가족관계증명서와 배우자의 소득·재산 관련 자료가 필요한 경우가 있어, 현실적으로 완전히 숨긴 채 진행하기는 쉽지 않다. 특히 부부가 재산을 공유하거나 함께 대출을 받은 이력이 있으면 배우자 자료가 요구되는 상황이 생긴다.
이 대목에서 나는 솔직하게 말하는 편이다. 숨기고 진행하다 중간에 알려지면 상처가 두 배가 된다고. 통보 여부의 세부 기준은 배우자와 부모님이 알게 되는지 정리한 글에서 더 자세히 확인할 수 있는데, 결론만 말하면 ‘언젠가 말할 거라면 지금이 낫다’는 쪽이다.
변제금이 정해지자 부부의 대화가 달라졌다
앞서 말한 그 부부는 결국 남편이 개인회생을 신청했다. 몇 달 뒤 다시 만났을 때, 두 사람은 이번엔 나란히 앉아 있었다.
막연한 ‘빚 덩어리’가 ‘매달 정해진 금액’으로 바뀌는 순간, 부부는 처음으로 같은 숫자를 보며 계획을 세울 수 있게 된다. 개인회생 인가가 나면 채무는 소득에서 최저생계비를 뺀 가용소득을 기준으로 3년(원칙) 동안 나눠 갚는 구조가 된다. 얼마가 될지는 소득과 부양가족 수, 재산의 청산가치에 따라 사람마다 크게 다르고, 경우에 따라 원금의 상당 부분을 갚게 될 수도 있어 미리 단정할 수 없다. 그래도 ‘얼마인지 모르는 공포’가 ‘얼마를 갚으면 되는 계획’으로 바뀌는 것만으로 부부의 긴장은 눈에 띄게 풀린다.
월급에서 실제로 얼마가 빠지는지 그 계산 방식이 궁금하다면 변제금이 어떻게 산정되는지 다룬 글을 함께 보면 도움이 된다. 두 사람이 같은 표를 보며 “이 정도면 우리 버틸 수 있겠다”고 말하던 장면이, 나는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함께 준비한 부부가 3년을 더 잘 버틴다
개인회생의 변제 기간은 보통 3년이다. 짧지 않은 시간이고, 이 기간을 혼자 버티는 사람과 배우자가 곁에서 함께 버티는 사람의 완주율은 체감상 차이가 크다.
변제 계획은 결국 가계부 싸움이라, 두 사람이 지출을 함께 조율할 때 중도 폐지 위험이 확연히 줄어든다. 한 사람이 몰래 갚느라 생활비를 쥐어짜면 다른 지출에서 구멍이 나고, 그 구멍을 메우려 또 대출을 알아보다 인가가 취소되는 경우를 실제로 봤다. 반대로 부부가 함께 예산을 짜면 갑작스러운 병원비나 경조사에도 서로 조정이 가능하다.
3년을 실제로 어떻게 살아내는지, 그 현실적인 그림은 개인회생 중 생활을 정리한 글에 담아뒀다. 혼자 짊어질 때와 둘이 나눌 때는 같은 3년도 무게가 다르다.
비용 걱정에 시작조차 못 하는 부부에게
돈이 없어 회생을 못 한다는 말, 상담실에서 참 많이 듣는다. 그 마음을 안다. 다만 비용 구조를 정확히 알면 막연한 공포는 줄어든다.
법원에 내는 실비는 대체로 정해져 있어, 겁먹을 만큼 큰 액수는 아니다. 인지대는 3만 원 안팎, 여기에 송달료와 회생위원 예납금(30만 원 안팎)을 더하면 법원 비용은 통상 40만~60만 원 선이다. 여기에 변호사 수임료가 더해지는데, 수임료와 법원 비용을 합치면 통상 250만 원 이상에서 시작하고 채권자 수·담보 유무·소득 구조 같은 사건 난이도에 따라 그 이상으로 달라진다. 정확한 금액은 사건마다 다르니 무료 진단·상담에서 확인하는 게 정확하다.
다시 마주 앉기까지
회생이 이혼을 막아준다고 말할 생각은 없다. 그건 절차의 힘이 아니라 두 사람의 몫이다. 다만 나는, ‘돈 문제만 정리되면 다시 이야기해볼 수 있을 것 같다’던 부부가 실제로 다시 마주 앉는 걸 여러 번 봤다.
빚을 정리하는 일은 관계를 살리는 일이 아니라, 관계를 다시 이야기할 여백을 만드는 일에 가깝다. 매달 얼마를 갚으면 되는지가 눈에 보이면, 두 사람은 비로소 서로를 탓하는 대신 앞을 볼 수 있게 된다.
지금 이혼 서류를 만지작거리는 손에 사실은 채무 정리 계획서가 먼저 필요한 건 아닌지, 결론을 내리기 전에 내 상황부터 차분히 가늠해보면 막연한 불안이 한결 가라앉는다. 그다음 대화는 그때 시작해도 늦지 않다.
※ 상담 사례를 바탕으로 각색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개인회생을 신청하면 배우자에게 통보가 가나요?
개인회생은 신청 당사자 본인의 채무를 정리하는 절차라 법원이 배우자에게 직접 통보하는 구조는 아닙니다. 다만 가족관계증명서나 배우자 소득·재산 자료가 필요한 경우가 있어, 재산을 공유하거나 공동대출 이력이 있으면 알려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부부가 각자 빚이 있으면 함께 개인회생을 신청할 수 있나요?
개인회생은 개인 단위 절차라, 부부라도 각자 자신의 채무에 대해 별도로 신청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두 사람 모두 채무가 있다면 각각 요건을 검토해 함께 진행하는 방식이 가능하며, 이 경우 소득·부양가족 산정을 어떻게 잡느냐가 중요합니다.
변제금은 부부 소득을 합쳐서 계산하나요?
변제금은 신청인 본인의 소득에서 최저생계비를 뺀 가용소득을 기준으로 산정합니다. 다만 부양가족 수 산정 등에서 배우자 소득이 참고되는 경우가 있어, 정확한 금액은 소득 구조와 재산 상황에 따라 사람마다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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