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칼럼
사업 접고 남은 1억 5천,
이 빚을 어디서 끊어야 할까
사업 접고 남은 빚, 다시 설 수 있을까
2026. 06. 27 · 최종 업데이트 2026. 06. 26
가게 셔터를 마지막으로 내리던 날, 남은 건 권리금도 재고도 아니라 빚이었다는 분들을 자주 만납니다. 매출이 무너지고 임대료를 카드로 막고, 사업자 대출에 가족 명의 보증까지 끌어 쓰다 보면 정신을 차렸을 때 손에 쥔 건 빈 점포 열쇠와 채무 명세서뿐이죠. 사업 접고 남은 1억 5천이라는 숫자 앞에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얼마나 갚느냐’가 아니라 ‘이 빚을 어떤 제도로 끊느냐’를 정하는 것입니다.
많은 분이 액수에 압도돼 ‘1억 5천이면 평생 못 갚는다’는 결론부터 내립니다. 그런데 실제로 갚게 되는 돈은 빚의 총액이 아니라 당신의 소득과 재산 구조에서 정해집니다. 내 경우엔 얼마나 줄어들지, 신청 전에 대략의 변제 윤곽부터 그려보면 막연한 공포가 한결 손에 잡히는 고민으로 바뀝니다.
1억 5천이라는 숫자는 생각보다 덜 중요합니다
오래 이 일을 하며 느낀 건, 사업 실패로 생긴 빚을 가진 분들이 유독 ‘총액’에 사로잡힌다는 점입니다. 직장인의 카드빚과 달리 사업 부채는 단위가 크기 때문이죠. 그래서 1억 5천이라는 숫자를 보면 갚을 엄두가 안 나 아무것도 안 하게 됩니다.
하지만 개인회생에서 당신이 갚을 돈은 빚의 크기가 아니라 ‘가용소득’과 ‘청산가치’로 정해집니다. 가용소득은 월 소득에서 최저생계비를 뺀 금액이고, 청산가치는 지금 가진 재산을 처분했을 때의 값입니다. 둘 중 큰 쪽을 기준으로 보통 3년간 나눠 갚게 됩니다. 즉 빚이 1억 5천이든 2억이든, 소득과 재산이 같다면 변제금은 비슷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사업 부채에서 정말 따져야 할 것은 총액이 아니라 ‘내 소득과 재산이 그 빚을 어떻게 깎아내는가’입니다. 청산가치가 변제금에 어떻게 반영되는지는 청산가치 보장 원칙을 다룬 글에서 좀 더 풀어 설명해 두었습니다. 다만 분명히 해둘 게 있습니다. 변제금이 얼마나 줄지는 사람마다 크게 다르고, 경우에 따라 원금의 상당 부분을 갚아야 할 수도 있습니다. 어떤 수치도 보장되지 않습니다.
개인회생이냐 파산이냐, 사업자의 갈림길
사업을 접은 분들에게 가장 먼저 던지는 질문은 이겁니다. “지금 일을 다시 하고 계신가요, 아니면 소득이 끊겼나요?”
꾸준한 소득이 있다면 개인회생이 자연스러운 선택입니다. 빚의 일부를 정해진 기간 나눠 갚고 나머지를 면책받는 제도라, 폐업 후 다른 일자리를 잡았거나 작게라도 다시 장사를 시작한 분에게 맞습니다. 반대로 소득이 끊겼고 재산도 거의 없다면 파산·면책을 검토하게 됩니다.
핵심은 ‘갚을 여력이 있는가’이며, 그 답이 두 제도를 가릅니다. 다만 폐업 직후 소득이 불안정하다고 개인회생을 포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아르바이트나 일용직, 새 사업의 초기 매출도 소득으로 인정될 수 있어 길이 열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소득이 들쭉날쭉한 상황이 걱정된다면 소득이 일정치 않을 때의 개인회생 가능성을 함께 살펴보시길 권합니다.
사업 빚에는 ‘직장인 빚’에 없는 함정이 있습니다
사업 부채를 정리할 때 제가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따로 있습니다. 바로 빚의 ‘성격’입니다.
보증과 연대채무
사업하며 가족이나 동업자를 보증인으로 세운 경우, 내가 개인회생을 신청해도 보증인의 책임은 그대로 남습니다. 내 빚이 정리되는 동안 보증 선 가족에게 청구가 갈 수 있다는 뜻이죠. 이걸 모르고 신청했다가 가족 관계가 틀어지는 경우를 여러 번 봤습니다. 신청 전에 보증 구조를 반드시 펼쳐 봐야 합니다.
세금과 4대 보험 체납
폐업하면 부가세, 종합소득세, 직원이 있었다면 4대 보험 체납이 따라옵니다. 이런 조세채무는 개인회생에서 일반 빚과 달리 ‘우선권’이 있어 원칙적으로 전액 갚아야 하는 부분이 생깁니다. 1억 5천 중 세금 비중이 크다면 전략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같은 1억 5천이라도 그 안에 보증채무와 세금이 얼마나 섞여 있느냐에 따라 정리의 난이도와 방법이 갈립니다. 그래서 사업자 부채는 명세서를 한 줄씩 뜯어보는 작업이 직장인 사건보다 훨씬 중요합니다.
비용이 무서워 미루는 분들께
“빚도 못 갚는데 무슨 돈으로 신청하느냐”는 말씀, 정말 많이 듣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절차에는 돈이 듭니다. 다만 그 구조를 알면 막연한 두려움은 줄어듭니다.
법원에 내는 실비는 비교적 명확합니다. 인지대가 3만 원 안팎, 여기에 송달료와 회생위원 예납금 30만 원 안팎을 더해 통상 40만~60만 원 선입니다. 여기에 변호사 수임료가 더해지는데, 수임료와 법원 비용을 합치면 통상 250만 원 이상에서 시작하고, 채권자 수가 많거나 담보·보증·세금이 얽혀 있으면 그 이상으로 올라갑니다. 사업자 사건이 직장인 사건보다 비용이 더 드는 이유가 바로 이 ‘복잡성’입니다.
비용은 한 번에 내는 돈이 아니라, 평생 끌고 갈 1억 5천을 끊어내기 위한 입구의 통행료에 가깝습니다. 정확한 금액은 채무 구조를 봐야 나오니, 숫자가 궁금하시면 무료 진단·상담에서 본인 사건 기준으로 확인하시는 게 가장 정확합니다.
그래서, 지금 무엇부터 하면 될까
제가 폐업 후 빚을 떠안은 분들께 늘 드리는 조언은 단순합니다. 빚 명세서를 한 장으로 정리하세요. 누구에게, 얼마를, 어떤 성격으로(일반 대출인지·보증인지·세금인지) 졌는지를 적는 것만으로도 막막함의 절반은 걷힙니다.
그다음은 내 소득을 솔직하게 적어보는 일입니다. 폐업 후 다시 일하고 있다면 그 소득이 회생의 출발점이 되고, 끊겼다면 파산 쪽을 가늠하게 됩니다. 신청 자격을 스스로 따져본 글을 참고하면 내가 어느 갈래에 서 있는지 감이 잡힐 겁니다.
사업을 접었다는 건 끝이 아니라 정산의 시작입니다. 1억 5천이라는 숫자에 눌려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이 가장 위험합니다. 빚의 성격을 나누고, 소득을 확인하고, 어느 제도가 맞는지 가늠하는 것. 그 세 걸음이면 다시 설 자리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폐업 후 1억 5천, 개인회생과 파산의 갈림길
개인회생
폐업 후 다시 일하거나 작게라도 소득이 있는 경우. 가용소득과 청산가치를 기준으로 보통 3년간 나눠 갚고 나머지를 면책받습니다.
파산·면책
소득이 끊기고 처분할 재산도 거의 없는 경우. 갚을 여력이 없다는 점을 소명해 채무를 면책받는 길을 검토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사업 접고 남은 1억 5천, 빚이 커도 개인회생이 가능한가요?
빚의 총액보다 소득과 재산 구조가 더 중요합니다. 꾸준한 소득이 있다면 1억 5천 정도의 부채도 개인회생으로 정리하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다만 실제 변제금과 가능 여부는 사람마다 다르므로 채무 명세를 보고 판단해야 합니다.
폐업 후 소득이 없어도 신청할 수 있나요?
소득이 끊기고 재산도 거의 없다면 파산·면책을 검토하게 됩니다. 반대로 아르바이트나 새로 시작한 작은 사업의 매출이라도 소득으로 인정될 수 있어 개인회생 길이 열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본인의 소득 상황을 솔직히 확인하는 것이 첫걸음입니다.
사업하며 세금이 체납됐는데 이것도 정리되나요?
부가세나 종합소득세 같은 조세채무는 일반 대출과 달리 우선권이 있어 원칙적으로 전액 갚아야 하는 부분이 생깁니다. 1억 5천 중 세금 비중이 크면 정리 전략이 크게 달라지므로 명세를 꼼꼼히 분류해야 합니다.
가족을 보증인으로 세웠는데 제가 회생하면 가족은 괜찮나요?
내가 개인회생을 신청해도 보증인의 책임은 그대로 남습니다. 따라서 보증 선 가족에게 청구가 갈 수 있습니다. 신청 전에 보증 구조를 반드시 확인하고 대응 방안을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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